일상이 되어버린 부부들에게 다시 한번 사랑을 일깨워줄 메시지를 던져준 드라마.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이란 이름으로 부부란 연을 맺고, 죽을 때까지 사랑할 것 같더니 서로 원수처럼 싸우는 이 시대의 부부들을 리얼하게 표현했던 드라마였던 것 같습니다. 옆에 있는 남편과의 예전 시절을 생각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더 잘하자고 다짐하게 해 줬던 드라마, 부부 사이가 예전 같지 않을 때마다 꺼내보면 좋을 드라마로 <고백부부>를 추천합니다.
<고백부부> 정보
결혼을 후회하는 부부의 전쟁 같은 리얼 인생 체인지 드라마입니다. 네이버 웹툰인 "한번 더 해요"를 각색한 작품으로 2017년 10월 KBS에서 방영되었고, 주인공 장나라와 손호준의 미친 케미가 아주 돋보였던 드라마입니다. 20살에 만나 사랑했고 결혼하고 18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가 서로에게 실망하고 결국에는 이혼까지 이르고, 그렇게 서로에 대한 실망감만 남기고 불행한 인생을 살았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워하던 그 순간 갑작스럽게 일어난 타임슬립. 그렇게 서로를 증오하던 부부는 20살로 되돌아갑니다. 20살로 되돌아가면 절대 너를 만나지 않으리 다짐하고, 너만 아니었다면 내 인생이 더 잘 나갔을 거라며 그렇게 서로를 외면하고 살아가려는 진주와 반도의 이야기입니다. 단편적으로 보면 이런 흐름이지만 드라마의 가장 큰 핵심은 오해와 이해입니다. 현실을 살면서 애증만 쌓였던 부부가 20년의 시간을 거슬러 타임슬립해 상대를 바라보면서 무언가 잊고 있었던 것을 깨달아 가고 다시 사랑하게 되는 내용, 그래서 제목이 Go Back 인 것 같습니다. 시청자를 웃고 울리고 가슴 깊은 곳에서 감동을 느끼게 해 준 작품입니다.
원작 만화가 성인물인 특성상 결혼에 골인한 캠퍼스 커플이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는 원작의 설정만 유지했고 내용은 전혀 다른 전개로 진행됩니다. 웹툰에서 두 부부가 아들의 기억을 제외한 미래의 기억들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설정이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해당 설정은 없어졌고 오히려 그때의 사건을 회상해서 미래를 바꾸고 있습니다. 예능 드라마치곤 슬픈 장면이 많은데 말미에 천상신을 넣으면서 이 드라마가 예능 드라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줬습니다. 워낙 인기도 많았고 뛰어난 작품이다 보니 시청자들 사이에서 시즌2 요청이 많았지만 안타깝게도 담당 PD인 하병훈 씨가 JTBC로 이직함으로써 시즌2가 무산되었습니다.
출연진
장나라- 마진주 역
독박육아에 지쳐 자존감이 살짝 떨어진, 서른여덟의 애 엄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2살 난 아들 서진이 때문에 오늘도 씻지 못하고 엉망진창인 생활에 찌들어 살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도 한때는 과수석으로 입학해 높은 학점으로 친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살짝 결벽증까지 있던 깍쟁이 엘리트였습니다. 드라마는 현재의 기억을 갖고 있는 채로 돌아간 마진주와 최반도 두 사람이 어떤 미래를 선택하는지 찬찬히 보여줍니다. 현재의 마진주는 독박육아에 지친 엄마이자 아내일 뿐이었습니다. 1999년에서는 예쁘고 똑똑하며 학내 최고 인기 선배 정남길(장기용)이 흠모하는 대학생이라는 개인의 모습과 10년 뒤 죽음을 맞게 될 엄마를 걱정하는 딸로서의 역할이 더 부각됐습니다.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의 눈시울이 불어졌던 장면이 마진주의 엄마 고은숙(김미경)이 등장한 것입니다. 현재에는 이미 돌아가시고 없기 때문입니다. 장나라는 대학교에 갓 들어온 신입생의 도도함 뿐만 아니고 모녀로 호흡을 맞춘 김미경과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자신의 연기가 호평을 받았다면 그 또한 자신을 정말 마진주로 대해주었던 다른 배우들의 덕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손호준- 최반도 역
자존심 빼면 시체인 열혈 상남자. 까마득한 대학 시절엔 단순 무식 캐릭터였지만 현재는 그 성격 다 죽이고 자존심은 이미 바닥입니다. 눈치코치 하나로 가정을 먹여 살리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한가정의 가장입니다. 과거 장모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과거를 업보처럼 품고 있었고, 과거로 돌아가서야 18년 만에 "나도 너처럼 장모님이 보고 싶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장모님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손호준은 이 드라마를 통해서 눈빛천재로 불려지면서 인생작을 갱신했다고 평가됩니다. 설레는 눈빛과 애절한 눈빛 연기를 통해 여심을 사로잡았고 최선을 다했으나 어긋났던 상황을 맞이한 가장의 역할 또한 우리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면서 손호준이라는 배우를 제대로 각인시켰습니다.
OST- 소향 "바람의 노래"
조용필의 정규 16집의 타이틀곡인 '바람의 노래'는 드라마 고백부부의 연출 하병훈 PD가 드라마 기획단계부터 영감을 받아 OST 제작을 염두에 둔 곡입니다. 복면가왕 최장기 집권자 소향과 프로듀싱팀 ZigZag Note가 만나 아름다운 팝 발라드로 재해석했습니다. 잔잔한 피아노로 시작하여 후반부의 다이내믹한 편곡으로 이어지기까지 소향의 안정적이고 감성적인 보컬이 중심을 이뤄 원곡의 메시지를 충실히 전달했습니다. 소향의 바람의 노래는 2017 KBS 연기대상 축하공연(2017.12.31), 비긴어게인 코리아 7회(2020.7.19), 불후의 명곡 2 전설을 노래하다(2022.2.26), 열린 음악회(2022.6.12)에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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